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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들

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 중에서...


오두막 편지 중에서...


친구 사이의 만남에는 서로 영혼의 메아리를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에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게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시구가 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만난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 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법정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