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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지식

삼풍백화점



삼풍백화점 개요


한국에서 일어난 참사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최악의 사고 

→ 두번째는 남영호 침몰 사고. 세번째가 세월호 참사.

대형참사가 아닌 자연재해 등 다른 것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비교해도 5위에 기록된다. 

참고로 1위는 한국전쟁, 

2위는 제주 4.3사건, 

3위는 1959년 태풍 사라, 

4위는 1972년 태풍 베티다. 일부 3위에 1994년 폭염을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초과사망자라는 검증되지않은 무의미한 값을 인용한 자료이므로 빼는 것이 맞다. 


세계 건물 붕괴 관련 참사 중 사망자가 4번째로 많은 참사 

→테러와 재해로 일어난 붕괴는 제외하며, 상업건물로 한정하면 2위 그대로이나, 

1802년 스페인에서 있었던 댐 붕괴로 인한 홍수를 추가해서 3위로 밀렸다. 

그리고 테러와 관련된 붕괴 사고 사망자 수 1위는 9.11 테러의 세계무역센터이며, 

테러를 제외하면 2013년 4월 24일 발생한 방글라데시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다.


사망자부상자실종자피해 금액
502명937명6명약 2700억 원

1995년 6월 29일(목) 오후 5시 57분에 발생한 한국 역사상 최악의 건축물 붕괴사고.
6.25 전쟁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안긴 사고이기도 한데, 
원인이 부실공사로 밝혀지면서 안전불감증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오죽하면 이 사고가 발생한 직후 원인을 알기 전까진 전 세계의 모든 건축가들이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다.
'외부의 충격이 없이' 붕괴된 모습이 이렇게도 처참하다니 말도 안 된다" 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연장선상에서 사고 직후 영국 언론에서는 외부의 충격 없이 
건물이 저런 형태로 완전히 붕괴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북한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원인이 부실공사로 밝혀지며 여러모로 더 충격을 주었다.

당시 구조에 힘썼던 소방 대원들이 20주기를 기념하여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삼풍백화점


삼풍그룹의 회장 이준은 60년대 중앙정보부의 인맥으로 강남 서초구의 군용지를 불하받는다. 

이 땅은 70~80년대 강남개발열풍에 급격히 발전하고 

이준은 그동안 건설로 많은 돈을 벌었다. 

이때 지은 건축물 중 하나가 바로 그 유명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이다. 

이준은 그동안 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1980년대 후반 

서초구 외인주택단지를 철거한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삼풍아파트를 건설하고 

아파트 단지 내 근린상업지구 개념으로 삼풍백화점도 함께 건설하게 된다. 

하지만 후술하다시피 단순 근린상업지구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역대급.


삼풍백화점은 1987년 5월 착공하여 1989년 12월 개장했는데 
당시 전국 2위 규모의 단일매장이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현재의 롯데월드 건물보다도 조금 더 큰 초대형 건축물이었으며
하얀색 바탕의 기존 백화점 건물 디자인을 탈피하여 외형 색상을 분홍색으로 채택했고
콘크리트와 유리의 조화로 당시에는 엄청나게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게다가 초호화 쇼핑몰의 컨셉으로
출발한 삼풍백화점은 지금 기준으로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각종 명품 브랜드들을 대거 입점시켜 
1980년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던 
강남구, 서초구 지역 고객들을 쓸어모으게 된다. 
이게 어떤 수준이었냐 하면 현재의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이나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조차 
당시의 삼풍백화점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외관과 달리 실상은 최악의 부실건물이였고 

훗날 붕괴 이후, 외국의 건축 전문가들은 이따위로 지어놓고도 6년이나 버틴 사실에 놀라워 했다. 

이것이 사실 후술할 무량판 구조 공법의 강점 때문에 그나마 버틴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파일:attachment/삼풍백화점 붕괴사고/Sampoong.jpg

위 설계도는 진짜 건설되었어야 했었던 설계도로, 1987년 우원건축사무소가 설계한 것이다.

이렇게만 성실하게 지어줬어도 삼풍백화점은 지금까지 건재했을 것이다.


원래 삼풍백화점은 '삼풍랜드'라는 이름으로 바로 옆에 있던 삼풍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대단지 종합상가로 설계되어 

우성건설에서 시공을 맡는 것으로 최초 발주가 되어 공사가 진행되었다. 

거의 완공에 가까워질 무렵 건축주인 이준 회장은 건물 용도를 백화점으로 변경하고 

시공사에 원래 4층이었던 설계에 1층을 더 얹어 도합 5층으로 건물을 시공할 것을 요구했지만,

시공사인 우성건설 측은 붕괴 위험성을 이유로 증축을 거부했고, 

결국 이준 회장은 우성건설과의 시공 계약을 중도 파기시키고서 자사 계열사인 삼풍건설산업이 시공을 이어가게 끔 한다. 

사실 백화점 같은 복합 건물은 설계변경시 구조 전문가의 검토가 필수적이나 

이준 회장이 수익을 위하여 건물의 안전성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구조 설계를 변경한 것이 문제로 비롯 된 것이었다. 

정말 "난 너무나 멍청해서 아무것도 몰라요"라 하더라도 관련분야의 전문가가 하자는 대로 했으면 

이런 사고는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 

정말 "나는 미치도록 층수를 올리고 싶다. 무조건 층수를 올리고야 말겠다"는 심산이었으면 아예 깨끗하게 다 헐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지어야 했다.

후술하겠지만 이 구조의 건물은 절대 고층으로 지을 수가 없다. 고층을 견딜 수 없는 구조이다.

무량판 설계도

무량판 종류

적절히 시공된 무량판

그리고... 삼풍백화점의 상황

http://img02.bibliocad.com/library/image/00060000/8000/flatslabdetail_68977.gif

http://www.scielo.br/img/revistas/riem/v7n4/en_a04fig01.jpg

http://civildigital.com/wp-content/uploads/2014/07/flat-slab-construction-with-drop-panel-and-column-head.jpg

https://psoutowood.files.wordpress.com/2010/03/6a01101627f77c860c01240bb03509860e.jpg


무량판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

게다가 건설 자체도 막장이었다. 

삼풍백화점은 무량판(Flat-Slab) 구조로 대들보가 없이 바닥이 직접 기둥으로 하중을 전달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는데, 

설계상으로는 기둥과 위층 바닥 사이에 하중 전달을 보조하는 지판이 하나 더 설치되어 바닥 철근과 기둥 철근이 잘 연결되도록 했으나,

실제로는 지판 두께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일부기둥은 지판 자체가 없어서 바닥과 기둥의 철근 연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거기에 무량판 구조 또한 원래는 바닥 끝쪽 철근도 "ㄱ자"로 꺾여있는 형태로 시공해서

건물 상판의 침하로 인한 연쇄붕괴가 이루어질 경우 ㄱ자로 꺾인 철근 끝부분이 일종의 갈고리 역할을 하게 해서

기둥이나 내력벽에 교차해 있는 다른 철근을 잡아채 버티는 작용으로 건물의 연쇄붕괴를 차단하거나 

적어도 붕괴 속도를 늦추는 제동장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지만,

삼풍백화점은 그런건 없었고, 삼풍백화점이 마치 발파 방법으로 철거되듯 아무런 제동 없이 순식간에 무너졌던 것은 

바로 이 철근 끝부분을 ㄱ자로 꺾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큐에 나온 교수가 실험을 통해 이 지판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나무젓가락 여러 개를 세운 뒤 그 나무젓가락 위에 둥근 종이 스티커를 붙이고, 

그 위에 얇은 알루미늄 호일을 바닥으로 만든 층을 하나 얹은 뒤 위층에 물을 부어 하중을 가하는 실험이다.

여기서 나무젓가락이 기둥, 종이 스티커가 지판 역할을 하는데, 

물을 꽤 많이 부어도 호일 바닥이 뚫리지 않는다. 

심지어 기둥을 하나 제거해도 잘 버틴다. 

그러나 종이 스티커를 제거한 뒤에 물을 부었을 때는 가차없이 바닥이 뚫린다.


이것도 모자라서 삼풍백화점은 몇몇 기둥들을 제거했으며 남은 기둥들의 지름을 25%정도 깎았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본래 1987년 우원건축사무소(당시 대표이사 문정일)가 설계한 삼풍백화점 설계도에는

기둥이 32인치였으나 건축은 23인치로 이루어졌다.

또한 에스컬레이터에 방화벽을 설치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부분은 기둥의 4분의 1을 아예 잘라버렸다(...)


건축용도와 다른 용도의 철근을 사용하여 결과적으로 건물의 붕괴 속도가 가속화되어 버리는 등

당시 부의 대명사였던 삼풍백화점은 실상 옹졸한 아낌과 계산 착오로 뒤범벅이 된 건축물이었다. 

이쯤 되면 무너진게 이상한게 아니라 무려 6년을 버틴 것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실관리 

그 후 삼풍백화점 운영진은 백화점 운영업자라기보다는 건물철거업자에 가까웠다.


A동 (백화점)
중앙광장
B동 (근린시설)
옥상어린이 놀이동산, 루프가든옥상
5층

전문식당가

5층운동시설, 수영장, 에어로빅장
4층문화, 가정용품, 혼수용품4층운동시설
3층남성의류, 아동, 스포츠3층아파트 근린시설, 업무시설
2층여성의류, 주니어2층업무시설 (증권사)
1층잡화, 해외수입브랜드1층업무시설 (은행)
지하 1층슈퍼마켓, 식품관, 주방용품, 유아용품, 서점, 운동시설 (B동)
지하 2층지하주차장, 창고
지하 3층지하주차장, 직원식당, 미화원 대기실
지하 4층기계실
당시 삼풍백화점 층별 시설도 출처 :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611

당장 불법증축으로 추가된 5층에는 최초에는 (비교적)바닥 하중이 가벼운 롤러스케이트장을 설치하려 했으나
백화점에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로 경영진들은 또 다시 생각을 바꿔 롤러스케이트장 대신 대형 음식점을 유치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식당가 특성상 무게 괴물인 냉장고는 필수이며 무거운 주방기기들과 세라믹 식기들을 항상 잔뜩 쌓아두고
책걸상까지 잔뜩 들여놓는 등 하중의 부담이 상당히 높은것도 위험한 지경이었는데, 

거기에 덧붙여 '한국은 오래 앉아서 밥을 먹기 때문에 바닥에 온돌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온돌난방 시설까지도 설치하게 되었다. 


참고로 이런 방식으로 식당가 설계를 할 경우 난방장치의 중량만 해도 건물 3층 정도를 쌓는 정도의 엄청난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에 

사실 오늘날의 백화점에는 한식당이라고 해도 난방장치는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더하여 백화점 푸드코트들이 대부분 지하에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지방에서는 아직 식당가를 최고층에 배치하고 있는 백화점들도 있지만 이런 백화점들도 온돌방을 설치하지 않으며, 

한식당도 모두 의자와 테이블을 사용하도록 바뀌었다. 


이러한 구조는 당연히 하중을 못 견뎌서 붕괴되기 딱 좋은 구조다. 

식당이 상층부에 놓인 것은 일본을 따라한 것이지만 

정작 삼풍백화점 측에서는 일본의 건축물이 어떤 구조로 만들어지는지 모른 채 

겉모습만 베껴서 참사를 낸 것이다.



일본의 건축물들은 기본적으로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하는 것이 보편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건물이 여타 국가의 건물들에 비해 비교가 안 되게 견고하다.


결국, 아무 건물이나 그렇게 건설하면 안 되는 것이 당연했지만 

삼풍백화점은 그런 점을 단 한 개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일본 베끼기를 하려고 건물이 버티지도 못할 푸드코트를 위로 올려놓는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면서 붕괴되고 말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문제였고 부실공사도 문제였지만, 

건물의 상가배치는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였다. 

실제로도 이 사고 때문에 이후 만들어지는 대한민국의 모든 백화점들은 죄다 푸드코트가 지하로 내려갔다고 한다. 

건물이 푸드코트의 하중을 못견디기 때문에 절대로 멋이나 취향으로 그렇게 배치를 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여기에 건물 붕괴를 더욱 가속화시킨 사업이 또 있었다. 

붕괴하기 1994년 1월, 삼풍백화점은 2층에 '삼풍문고' 라는 이름의 서점을 들여놓았다. 

당연하게 책들은 무게가 상당히 나간다.

비록 이듬해 3월 서점은 철수하기에 이르나 

가뜩이나 약했던 건물의 하중을 지지하던 구조물들에 가해진 엄청난 권수의 책의 무게는 

건물의 붕괴를 앞당겼을 것이다


(2009년 정해진 구조설계기준에 따르면 백화점 2층 이상의 설계하중은 단위면적당 400kg, 서고는 750kg이다. 

용도변경으로 인한 실하중이 초과될 경우 반드시 진단 및 구조검토를 거쳐야 하며 보강 등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적으로 정부대전청사의 경우 4동에 대해서는 특별히 강도를 높여 설계했는데

이는 특허청의 서류 양이 방대해서 이를 보관하기 위한 목적이라 한다. 

책이나 서류를 한꺼번에 많이 보관한다는 것은 건축 설계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물론 이것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B동 또한 붕괴 위험이 컸다고 볼 수 있는게, 

4층과 5층에 운동시설과 수영장을 설치한 점이다. 

운동기구들 역시 책들 못지 않게 혹은 책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많은 무게가 나가며 수영장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B동이 같이 무너지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며 만약 B동까지 무너졌다고 하면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었다.

따라서 A동 붕괴 후 B동을 철거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