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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지식

손실 회피는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어버린 것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이나 사안에 대해 잠자코 있으면 남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기 때문에

중간은 되지만 모르는 것을 애써 아는 척하다가는 무식이 탄로난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다. 



그 비유적 의미를 좀더 확장시키면, 

가만 있으면 무사했을 텐데 괜히 잘 해보려다가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경계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야구에서 수비수가 안타성 타구를 안전하게 처리해 1루타로 막으면 잘했다는 칭찬은 못 받더라도 욕 먹을 일은 없다.


그러나 공을 잡겠다는 욕심으로 잘 해보려다 공을 빠트려

 2루타나 3루타를 만들어주면 욕을 먹는 건 물론이고

 ‘실책’이라는 누명마저 뒤집어쓸 가능성도 있다. 

이러니 어찌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은

 이 속담이 시사하는 의미를 ‘손실 회피(loss aversion)’라는 개념을 통해 분석했다.


 이들이 말하는 손실 회피는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어버린 것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1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1만 원을 얻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크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2배의 차이가 난다는 실험 결과도 나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손실 회피 편향 - 왜 우리는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하는가? (감정독재, 2014. 1. 9., 인물과사상사)



다음 그래프는 카푸친 씨의 효용함수를 보여준다. 

이득(gain)에 따라 효용(가치)이 커지는 것에 비해 손실(loss)에 따라 효용(가치)이 줄어드는 폭이 훨씬 크다.

 카푸친 씨의 일상 생활과 투자 결정을 찬찬히 뜯어보면 전통적인 경제이론이 상정하는 합리적 인간형에 잘 들어맞지 않는 게 한둘이 아니다.

 (물론 그런 행동이 모두 어리석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행동경제학 속의 인간 이미지 1 [상황 1]카푸친 씨에게 당장 10만원을 받겠는가, 내일 10만5,000원을 받겠는가 물으면 당장의 10만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100일 후 10만원과 101일 후 10만5,000원 중에서는 하루 더 기다려 5,000원을 더 받는 쪽을 택한다. 시간선호 의 비일관성(timeinconsistency)을 보여준다. (그가 훗날 갑자기 참을성이 많아질지는 의문이다.)


[상황 1]카푸친 씨에게 당장 10만원을 받겠는가, 내일 10만5,000원을 받겠는가 물으면 당장의 10만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100일 후 10만원과 101일 후 10만5,000원 중에서는 하루 더 기다려 5,000원을 더 받는 쪽을 택한다. 

시간선호 의 비일관성(timeinconsistency)을 보여준다. (그가 훗날 갑자기 참을성이 많아질지는 의문이다.)


[상황 2]카푸친 씨에게 만원권 100장을 주면서 재규어 씨와 마음대로 나눠가지라고 해보자. 

단 재규어 씨가 자기 몫이 너무 적다고 거부하면 카푸친 씨 역시 한 푼도 가질 수 없다.

 (이는 최후통첩게임 ultimatum game으로 알려진 실험이다.) 

전통적 경제이론은 카푸친 씨가 99만원을 갖고 재규어 씨에게 만원만 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카푸친 씨는 절반 가까운 돈을 나눠준다. (카푸친 씨가 만원만 준다면 재규어 씨는 돈을 집어 던져버릴 것이다.

 단돈 만원이라도 챙기는 게 합리적이겠지만 그보다는 양심 없는 카푸친 씨를 응징하는 쪽을 택한다.)

 재규어 씨에게 거부권이 없는 독재자 게임(dictator game)에서도 카푸친 씨는 달랑 만원 한 장만 줄 정도로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 


[상황 3]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카푸친 씨는 사형이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읽고 자기 견해가 더 확고해졌다고 믿는다.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재규어 씨도 같은 보고서를 읽고 자신의 견해가 옳았음을 더 확신하게 됐다. 

같은 증거를 각자 입맛에 따라 반대로 해석하는 두 사람의 확인편향(confirmationbias)을 볼 수 있다.


[상황 4]자기 과신(overconfidence)에 빠져 있는 카푸친 씨와 재규어 씨 는 매사에 잘 되면 자기가 현명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잘못되면 운이나 남의 탓으로 돌린다. 둘 다 자기의 운전실력이나 투자기술이 보통사람들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주위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평균 이상의 사람만 살고 있는 걸까? 


[상황 5]뮤지컬 공연장에 도착한 카푸친 씨는 10만원을 주고 산 티켓을 오는 길에 잃어버린 걸 알았다. 

표를 다시 사려니 너무 아까워 그만뒀다. 하지만 공연장에서 표를 사려고 서둘러 오다 현금 10만원을 잃어버렸다면 예정대로 표를 샀을 것이다. 

마음 속 회계(mental accounting)에 공연과 현금의 계정이 따로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황 6]1만원 하는 책을 사려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든 카푸친 씨는 

다른 서점으로 20분을 걸어가 그 책을 10% 할인한 값에 샀다. 

그는 같은 날 10만원 하는 넥타이도 샀다.

20분만 걸어가면 1,000원 싸게 살 수 있었지만 기껏 1% 할인 받으러 그런 수고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상황 7]그는 월급이 300만원→200만원→100만원으로 줄어드는 것보다 100만원→200만원→300만원으로 늘어나는 게 당연히 더 낫다고 생각한다.


행동경제학 속의 인간 이미지 1